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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회사 로비가 농구코트?" 지란지교 새둥지 인피니티타워 가보니
- 뉴시스 2023-03-15
"지란지교 직원 분 중엔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회사에 오는 직원들도 있어요."
아이들을 데려온다는 건 둘째 치고, 대체 왜 주말에 회사에 오는가. 로비에 들어서며 듣게 된 이 말에 머리를 갸우뚱 하고 있었는데, 40분 간의 건물 이곳저곳을 돌아보니 그 말이 이해됐다.
입구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로비 농구장과 '작은 숲을 그리는 작가'란 수식어가 붙는 갑빠오 작가의 동화같은 조형물. 건물 곳곳에 보물찾기처럼 숨어 있는 하재경 작가의 알록달록한 일러스트가 회사라기보단 복합문화공간 같다. 게다가 곳곳에 배치된 휴게실과 테라스, 작은 정원과 빈백들은 일을 위한 공간보다는 삶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졌다.1층에 설치된 갑빠오 작가의 'Little Forest'
"로비에서 왜 농구를 해요?"
9일 기자가 찾은 이곳은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SW) 그룹 지란지교 패밀리사들이 지난달 입주한 판교 신사옥 '인피니티타워'다. 지하 4층과 지상 12층 규모의 신사옥 빌딩엔 지란지교소프트를 비롯해 지란지교시큐리티, 지란지교데이터 등 5개 계열사와 45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직원들은 신사옥을 '지란37'이란 펫네임으로 부른다. 사람의 체온과 가까운 따뜻한 온도인 37℃와 도로명 번지수인 37에 의미를 담았다. 건물에 펫네임이라니, 이 애정의 원천을 당장 확인해야겠단 생각이 앞섰다.
다른 빌딩과는 다른 이색 풍경은 로비에서 시작된다. 분명 회사 로비인데 누군가 농구공을 가지고 동분서주 뛰고 있었다.
최근에 슬램덩크를 보셨나, 회사 로비에서 왜 농구를 하나. 이곳은 로비이자 농구코트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농구 골대와 라인마킹을 보니 진짜 농구장이 맞다. '공간 형식의 파괴'다.
농구코트 한 쪽엔 계단식 벤치가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지난 2월 이곳에서 사업계획 발표 행사를 진행했다. 물론, 이곳에서 커피도 마시고, 담소도 나눈다. 사옥을 안내한 민재경 지란지교시큐리티 과장은 "전형적인 회사 로비가 아닌, 같이 쓸 수 있는 공간"이라며 "형식적인 것보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지란지교의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피트니스센터·여성휴게실은 기본…안마사 상주하는 케어센터도 운영
2층부터 3층까지는 외부인 미팅을 위한 오픈형 회의실, 육아맘들을 위한 여성휴게실, 피트니스센터, 웨비나 영상촬영을 위한 콘텐츠 스튜디오, 케어센터, 식당과 카페들로 채워져 있다.
케어센터에는 맹인 안마사가 상주해 정기적으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PT도 받을 수 있다. 동시 최대 300여명, 1일당 700명 이상 식사가 가능한 구내식당은 식당이 아니라 카페 같은 분위기다. 특히, 별도의 룸을 구성해 부서별 점심미팅이나, 팀 저녁 회식을 위한 식사 준비도 가능하다. 사옥이 판교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밖으로 나가기 보다는 이곳에서 회식을 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콘트리트 건물에 묘한 따뜻함이 느껴져 이유를 물었더니, 민 과장은 "간접조명을 활용해 공간을 구성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게다가 이 건물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밝고 따뜻한 색감의 아트워크도 한 몫 했다. 지란지교 패밀리 출신인 하재경 작가가 동화같은 캐릭터들로 꿈꾸는 지란지교 패밀리들을 그려냈다.4층 휴게실은 작은 정원과 이어진다.
직원들의 얼굴로 사옥을 채웠다…무제한 맥주 OK·비타민D 광합성도 OK
4층부터 11층까지는 450여 지란지교 패밀리들의 업무 공간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가 4~6층, 모비젠이 7~9층, 지란지교데이터·지란지교컴즈·지란지교테크가 10층, 지란지교소프트가 11층을 사용한다.
4층으로 이동하던 중, 벽면을 가득채운 하나의 아트워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까이서 보니 지란지교 패밀리들의 얼굴이다. 회사 설립 연혁이나 회사 대표의 생애 소개가 아닌, 모든 직원들의 얼굴사진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모습도 제 각각이다. 증명사진도 있고 더러는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과 찍은 사진도 있다. 대표든 사원이든 붙여 놓은 순서도 없다. 지란지교 창업자인 오치영 지란지교 CDO(Chief Dream Officer)는 오른쪽 한 켠에 사진이 아닌 캐릭터를 붙여뒀다.
지란지교시큐리티가 사용하는 4층을 둘러보기로 했다. 한창 바쁜 시간에 방문했는지 낯선 이의 방문에도 아랑곳 없이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4층 사무실에는 휴게실과 이어진 작은 정원이 있다. 민 과장은 "이곳에 곧 꽃을 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12층 펍지에선 맥주와 커피를 무제한으로 즐길수 있다
펍지에 설치된 어메이징브루잉의 수제맥주 기계
지란지교 사옥 '썬지'
오치영 지란지교 창업자 "지란지교 패밀리 다음 20년 준비하는 베이스캠프 될 것"
"맥주 한잔할래요?"
12층에 들어서자 한 직원이 기자의 동행자를 알아보더니 맥주 한 잔을 권했다. 맥주요?
아니나 다를까 이곳은 직원들이 근무 중 가볍게 맥주 한잔하며 기분 전환을 할 수도, 퇴근 후 소소하게 모여 즐겁게 한잔 할 수 있는 라운지 '펍(Pub)지'다. 이날 있었던 행사를 정리하던 직원들이 맥주 한잔으로 마지막 화력을 더하는 중이었던 모양이다.
펍지는 '제법 펍 같이 꾸며놨네' 정도가 아니라, 진짜 펍이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일러스트에 낮게 드리운 조명으로 삼삼오오 모여 맥주한잔 하기 좋은 분위기다. 커피는 물론 수제맥주 브랜드 어메이징브루잉의 대표 맥주 '첫사랑IPA' '성수동페일에일'이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한 켠에는 철판그릴이 설치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철판구이 요리도 가능하다.
펍지 바로 옆에는 비타민D 충전소인 '썬(Sun)지'다. 직원들은 썬지 테라스에 모여 맥주도 마시고, 광합성도 하고, 영화도 보고, 회의도 한다. 이날은 미세먼지가 심해 아쉽게도 썬지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지만, 맑은 날 썬지 테라스의 통창을 열어두면 성수동 여느 테라스 카페 못지 않겠다 싶었다.
지란지교그룹은 신사옥 이전을 통해 연구개발을 위한 공간을 확장하고 인력을 확충해 성장세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주력 계열사 및 자회사가 집결된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지란지교그룹만의 패밀리 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오치영 지란지교 CDO(Chief Dream Officer)는 "따뜻한 지란지교를 꿈꾸는 '지란37'은 지란지교패밀리가 다음 20년을 준비하는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며 "수 많은 드리머들이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는 곳, 드리머들의 동반자들이 와야하는 곳이 아닌 오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사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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